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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도 여행 잔소리

Laughing Stone 2020. 11. 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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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6년에 작성된 글을 다시 옮겨 놓는 것으로 시간 흐름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잔소리이다.

사실 제주도는 여름철이 적기가 아니라 가을과 봄이 가장 여행하기 좋은 떄이다. 지금도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금도 늦지 않은 유일한 여행지, 제주도 되시겠다.

 

  프로젝을 하기 위해 제주로 내려가야 된다는 걸 안 순간 짜증이 확 밀려 왔었다. 일찍 발주만 났으면 제주에 내려가지 않아도 되었던 거였다. 정작 내려가서는, 이 기분이 기우였음을 알게 된 것은 채 2주가 되기도 전이었다.
이후 7개월 반 동안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나름 체득하거나 알게 된 제주 여행하는 것에 대한 Tip 을 말해 본다.

 

 

제주도에서 프로젝트을 했던 서귀포 혁신도시

 

이 Tip 은 중문 단지 호텔에서 하루 종일 지낼 분들에겐 필요 없는 정보이다.

1.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라
  제주 여행을 당일치기로 계획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고 본다. 반드시 숙박을 해야 하는데, 제주뿐만 아니라 여행에서 숙박은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타 지역보다 매우 잘 되어 있다고 하겠다.
호텔, 모텔, 콘도나 리조트, 펜션, 게스트하우스, 민박, 텐트, 캐러반등이 있겠다. 이 중에서 매우 저렴하면서도 조금 불편하지만 가장 가성비 좋고 추천하는 것은 게스트 하우스다. 한 방에 6명 에서 많게는 열댓 명까지 잔다. 이게 좀 불편한 환경이다. 이 것 빼고는 모두 훌륭(?)하다.


  보통 비용은 2 ~ 3만원 한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걸 따르는 것이 좋다. 보통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저녁에 바베큐 파티나 술자리(비용 별도 계산한다)가 마련된다. 이 자리엔 같은 목적의 다양한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금방 친해진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제주도의 알찬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길동무가 생기기도 한다. 제주에 가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게 좋다. 시설보다는 이벤트를 하는지, 주인이 직접 손님을 맞는지를 알아보는 게 좋다고 본다.

 

2.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여행은 별로다
  손자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두 함께 하는 여행으로는 제주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각 세대별로 느끼거나 취향이 다르지 않는가. 제주는 세대별로 만족하는 여행지나 볼거리를 다 갖추고 있다. 어린이는 박물관이나 전시장, 카트 타기 등을 좋아하지만, 멋진 바다 풍광엔 그다지 감흥이 없다. 노인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어 차로 접근 가능한 곳을 선호한다. 그 분들은 바람만 쐬어도 기분이 좋지만 젊은이는 금방 따분해 진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같은 세대가 여행하는 것이 행복하리라고 본다.

 

 

휴양림 중 유일하게 차로 이동할 수 있는 서귀포 휴양림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차가 들어갈 수 있다.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 많으신 분이 있다면 힘들이지 않고 숲속을 경험할 수 있다. 취사가 가능한 장소도 제공한다.)

 

 

3. 올레길을 걸어라
  제주 올레길은 그 어느 아류 둘레길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우 훌륭한 트래킹 코스다. 차로 해안 도로를 따라 가면서 보는 광경도 훌륭하지만 직접 걸으면서 보는 것 또한 완전히 색다르다. 걸으면서 경관에 감탄을 하기도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는데 생각이 정리되기도 한다. 혼자 걸으면 혼자 걷는 대로 느낌과 사고가 생긴다. 둘 또는 여럿이 걷게 되면 평소보다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어, 정도 그만큼 깊어진다.


  올레길은 그 경로에 표식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입간판으로 상징물로 화살표나 리본으로 잘 안내되어 있어 길을 잘 못 들 염려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안 보인다면 그 코스는 지금 안식년인 것이다. 해안 길 뿐만 아니라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도 훌륭하다. 추천하는 길은 2, 7, 8 번 길과 10번 길이다. 이유는 내가 이 길만 걸어 봤다. ^^~
완주한 분의 추천 코스이기도 하다.

 

 

 

 

 

4. 버스 여행은 별로다
  책도 많이 나와 있기는 하다.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버스 정류장에 있는 걸 보곤 한다. 비용이나 운전을 할 수 없어서 버스 여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
- 제주시 중심가를 빼고는 시골이기 때문이기에 버스가 드물게 다닌다.
- 다음 버스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돌아보게 된다.
- 버스 운행 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제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왔더라도 이미 버스가 지나갔는지 아직 도착 안했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은 제공될 지 모르나 역시 불규칙하거나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이러한 이유로 스케줄대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혹 어긋났다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기 바란다.

 

5. 이어폰을 끼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지 마라
  올레길 여행자가 많은데,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걷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냥 길거리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제주 여행에서는 특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우선 위험하다. 전국에서 가장 교통사고가 많은 곳이 제주다. 알다시피 이어폰을 끼고 무언가를 들으면 뒤에서 경적소리나 외치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둘째로 천정지역 제주의 소리를 들으면서 여행하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선 바람소리, 파도소리, 새소리 등을 듣는 게 음악을 듣는 것 보다 천배 낫다고 본다. 운동하기 위해 제주에 찾아 왔고 그래서 굳이 음악을 듣겠다면 한쪽만 끼고 듣는 게 좋다.

 

6. 일탈은 오히려 사전에 철저한 정보와 계획을 요한다.
  올레길이 많이 바뀌어 있다. 예전에 코스 였던 곳이 안전을 이유로 우회로가 생겼다. 오름이나 다른 관광지도 같은 이유로 통제를 한다. 또 보존을 위해 안식년 제도를 도입하여 일시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곳도 있다. 하지마라는 것이 오히려 황홀하고 끝내 주는 것일 수 있다. 가지마라고 하는 길이 훨씬 끝내주는 광경을 눈앞에 선사하기도 한다. 운전하며 가다가 맘에 드는 방파제를 발견하고는 바로 세우고, 낚싯대를 거치는 것도 자유를 만끽하는 것 같고, 보기에도 참으로 멋지다.


  하지만 내가 여행하는 코스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봄이나 가을에는 폐쇄된 올레길을 걸어도 낙석만 주의하면 남들은 보지 못한 멋진 곳을 경험하게 되겠지만, 여름에는 진드기나 뱀에게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정상 코스 외에는 방역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낚시를 할 경우 갯바위나 방파제 테트라포트에 올라 낚시를 할 경우 꼭 장비를 갖춰야 한다. 특히 일반 신발을 신고 올라갈 경우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오름이나 곶자왈 같은 곳엔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도 있다.

 

 

 



 

뭍에선 볼 수 없는 이국적 정취를 느끼는 곶자왈 숲에선 무리와 떨어져서 혼자 걸어보자

 

 

 

7. 장소에 따라 때가 있다

  제주는 모든 장소가 볼 거리다. 심지어 그냥 밭두렁 사잇길을 걸어도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 자주 제주에 가는 사람은 느끼는 게 있는데, 그 멋진 장소가 볼 때 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장소는 4계절 어떤 시간대에도 상관 없이 볼 만 하지만, 어떤 장소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근사할 수도 그저 그럴 수도 있다. 가령 예를 들면, 한라산의 경우 영실로 올라가면 정상엔 못 가지만 4계절 언제든 멋지고 볼 거리가 있다. 반면, 백록담 까지 오를 수 있는 성판악 코스는 겨울에 눈 온 다음날 오르는 것이 가장 훌륭한 광경을 보여준다.

 

 

눈이 와 멋진 광경을 자아내는 한라산 가는길(성판악 코스)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길

 

 

 

  숙소와 가까운 곳에 엉또폭포가 있었다. 이 곳은 비가 오지 않으면 갈 필요가 없다. 비가 와야 비로소 폭포임을 보여 준다. 제주는 그냥 낙수면 폭포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진짜 폭포 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비가 제법 오고 그쳤다면 재빨리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엉또 폭포로 달려가자.

 

 

 

 

 

  하나만 더 예를 들겠다. 한 겨울에 한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멋진 광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서귀포에서 성산가는 중간에 신천이라는 곳이 있다. 그 곳 해안가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 5배 이상 되는 면적(대략 내가 눈 대중으로 본 ^^)의 목장이 있다. 이 목장에는 여름에는 소나 말을 키우지만, 겨울에는 그 넓은 땅 전체에 귤껍질을 말린다. 이 엄청난 모습은 한겨울, 햇볕 짱장한 날, 오직 신풍(신천) 바다목장에서만 볼 수 있다.

 

 

 

 

  

 

7. 맛집은 없다
  제주 정보 중 가장 많이 범람하는 것이 맛집 정보가 아닌가 싶다. 내가 경험한 것으로 보면, 비록 싼 입이지만 동공이 확장되고 콧평수가 커지는 맛집은 거의 없다. 탐라에 떠도는 맛집 정보는 대부분 "먹을만한 집"이다. 오히려 길을 가다가 아무 집이나 눈에 보이는 대로 들어가라고 권하고 싶다. 뜻밖에 훌륭한 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경험자로서 단언컨대 알려진 맛집의 80% 는 엉터리다.


  제주는 맛집과 술집이 구분된다. 일반 식당에서 술을 안 판다는 건 아니다. 문 닫는 시간이 다르다. 식당은 일찍 닫는다. 3~4 시 닫는 집과 6시, 그리고 8시쯤 닫는 집이 있다. 사전에 알아보고 가야한다. 6시까지 하는 집도 그 의미가 다를 수 있다. 6시까지 손님을 받는 집과 6시까지만 하는 집이 있다. 사전에 꼭 알아보거나 전화하고 가자.
아니면 길가다가 그냥 아무 식당이나 찾아가자. 만약 그 식당에 현지인이 바글댄다면 진짜 맛있는 집일 것이다.

 

8. 식당은 대부분 불친절하거나 더럽다고 느껴진다
  관광지라 비교적 비싼 돈 내고 밥 먹는다 하더라도, 도시에서 경험한 친절을 기대하지 말자. 퉁명스럽고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는 집이 많다. 그래도 내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 정도 많고 후하다. 친절한 곳은 외지인이 와서 운영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제주는 워낙 따뜻한 곳이고 공기도 좋아 많은 날짐승과 곤충들이 서식한다. 꿩이나 노루는 수시로 발견할 것이다. 식당이나 숙소에 날곤충이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냥 적응해야 한다. 여행을 온 것 아닌가.

 

9. 음료수는 안에 것과 밖에 것이 있다
  제주도민은 술은 물론 청량음료도 차게 해서 먹지 않는다. 식당이나 술집에 가면 대부분 묻지만 혹 묻지 않는 곳이 있다. 현지인이 많이 가는 곳은 특별히 말하지 않으면 상온의 음료수를 내온다. 꼭 차가운 거 또는 안에 꺼 달라고 말하자.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과거에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 냉장고 보급이 상대적으로 늦어졌고, 이런 이유로 청량음료를 미지근한 상태로 첫 맛을 들여서가 아닐까 추측한다.

 

10. 우산보다는 우비를 준비해라
  제주는 날씨가 꽤 변덕스럽다. 우산보다는 우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산은 바람이 많은 제주에서는 좋은 장비가 못된다. 그래도 꼭 우산을 쓰겠다면, 창살이 촘촘하게 많이 구성되어 있는 우선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우산은 바람에 뒤집어져 그냥 비를 다 맞고 말 것이다.


  여행하다 풍력 발전을 위한 풍차가 보이면, 그 지역은 바람이 엄청 세게 부는 곳이라는 뜻임을 인식하자. 바람이 많은 곳에 오면 몸도 가누기 힘들고 눈도 뜨기 힘들지만 대부분 풍광은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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