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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about that

컨닝 이야기

Laughing Stone 2020. 12. 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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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믿을지 모르겠으나 난 컨닝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자존감이랄까... 바른생활하는 범생이어서기 보다는 워낙 소심한 인간이어서도 아니고, 머 이런 거 아니고 단지 서울로 전학 오기 전에는 항상 맨 앞자리 구석탱이(키 때문에 1번 이었음, 서울로 오니 거꾸로 이었지만)에서 시험을 본 지라 컨닝이 불가능해 버릇이 든 것 같다.

 

  사실 고교 시절 크게 컨닝을 한 적이 있다. 스파르타, 아테니 교육 이딴 거 나오는 체육 이론이었는데, 나눠준 프린트물을 대담하게 아예 내놓고 베껴 썼다. 다 쓴 애들이 나와 우리 반 1등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주말 내내 다 외웠던 기억이 난다. 

 

 

2. 대학 때, 그러니깐 4학년 때다.

  또 한 번 같은 방법의 대담한 커닝을 시도한 적이 있다. 교양이어서 신경도 쓰지 않았었고, 당시 분위기는 복학생의 경우 조교 보호(?)하에 시험을 치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해서, 복학생 형과 함께 내가 만든 시험 풀이 서브노트를 복사해서 같이 시험 보러 갔다. 그 선배는 내 뒤에 앉았는데, 난 역시 용감(?)하게 나름 정답 풀이지를 내 놓고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시험 감독을 하던 조교의 순시가 이어졌는데, 내 자리는 무사통과 -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바로 뒤에서 나와 같은 방법으로 컨닝을 하던 복학생 선배를 잡아내는 게 아닌가. 난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흘렀고, 이후 시험지 밑에 숨긴 A4 크기의 여러장 컨닝 페이퍼 때문에 여간 긴장해서 시험을 치룬게 아니었다.

끝나고 이런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그 선배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과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3. 내가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안 사실이다.

  컨닝은 감독자가 맘만 먹으면 절대 할 수 없다는 거다. 컨닝을 시도하는 학생들은 특유의 동작이 있다. 사주경계 <= 이것이 오히려 감독자의 눈에 띠게 만든다.

 

  난 지독히도 컨닝을 못하도록 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 부분은 내게 힌트를 구하라는 전제하에서였다. 답이 맞았는지 아닌지도 요구를 하면 그자리에서 알려줬다. 시험은 학생을 괴롭힐려는 도구가 아니라 알게 하려는 검증방법이며, 지금껏 이보다 더 훌륭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대학 신입생 처음 시험때, 교수님이 불쑥 들어와 카랑카랑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시험은 신성한 것이다. 그러니 잠자코 문제를 풀라~!"

 

나는 여기에 덧붙여 얘기한다.

 

'그러니 지금 이 교실은 신전이다.

신의 소리를 듣기위해 모였으니

너희들의 신인 교수의 뜻을 알아내기 위해 닥치고 문제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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